환경

전쟁과 식량 위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식량 불안

razyriver 2025. 8. 21. 09:28

war and food
a war refugee

 

1. 서론 – 전쟁이 부른 인류의 가장 큰 위기

병기가 해를 파묻는 대신 전쟁은 이제 ‘식탁’을 흔드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전 세계의 식량 안보, 무역 질서, 정세의 안전망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전쟁이 왜 글로벌 식량 위기로 이어졌는지를 그리고 그 충격이 어디까지 확산되고 있는지를 차근히 살펴봅니다.

 

2. 우크라이나 : 세계의 빵 바구니였던 땅

광활한 농경지의 상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약 10%, 옥수수 16%, 보리 18%, 해바라기유 50% 가까이를 담당하던 식량 강국이었습니다.
전쟁 전인 2021년 기준 곡물 수확량은 연간 5200만 톤에 달했죠.

하지만 전쟁 이후 농토 22%가 경작되지 못했고 2022/23년 밀 등 곡물 생산은 29% 감소했습니다.
특히 ‘흑해 곡물 수송 중단’과 ‘사일로 파괴’는 전 세계 식량 공급망에 큰 균열을 냈습니다.

농업 기반 파괴 및 인프라 붕괴

Kakhovka 댐 파괴는 584,000헥타르의 관개용지를 사막화시켰습니다.
농지뿐 아니라 농기계, 창고, 도로·철도 기반도 파괴되면서 우크라이나 농업 회복은 당분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전쟁은 식량을 무기로 만든다

전략적 식량 봉쇄

러시아는 흑해 곡물 수출 루트를 차단하고 우크라이나 산 농산물을 사실상 봉쇄했습니다. 이는 고의적 공급 차단을 통한 경제적 압박 전략이었습니다.

국제 곡물 시장의 충격

국제농업연구기관(INFORMS)에 따르면 무역 중단 이후 곡물 가격은 톤당 270달러에서 500달러로 치솟았습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특히 저소득 국가의 식량 불안을 심화시켰습니다.

 

4. 국제사회의 대응과 한계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UN과 터키 주도로 2022년 발족된 이니셔티브는 출항이 막혔던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을 다시 재개시켰고 수백만 톤의 곡물이 세계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2023년 여름 이 협정에서 이탈하면서 공급 안정은 다시 위태로워졌죠.

인도적 지원과 ‘곡물 외교’

‘Grain from Ukraine’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통해 아프리카 및 중동에 식량 원조와 외교적 교류를 벌인 대표적 사례입니다.
에티오피아 같은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원조 곡물 덕분에 심각한 기근에서 일부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5. 장기적 식량 위기 요인들

지속되는 불안정성

FAO와 CSIS는 수백만 명이 2030년까지 만성적 영양 부족 상태에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복합 위기 프레임

코로나, 기후 위기, 전쟁이 겹치면서 글로벌 식량 시스템은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가지 충격이 아닌 다층적 위기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 "폴리크라이시스(polycrisis)"란 여러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그 총합이 각 위기의 단순한 합보다 훨씬 크고 복잡한 피해를 만들어내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즉, 여러 위기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얽혀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문제나 연쇄적인 영향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급망의 파급 효과

Nature지 연구는 식량·에너지 시장의 충격이 금융 시스템과 실물 경제 전반으로 연쇄적 충격(cascading shocks)을 일으킨다고 분석했습니다.

 

6. 향후 과제

  • 농업 회복 및 기반 복구 : 우크라이나 농지 전복, 인프라 복구가 국제 지원 아래 시급합니다.
  • 무기화된 식량 대신 분배형 시스템 구축 : 공급 안정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국제 레짐이 필요합니다.
  • 식량 자급 다변화 및 기후 취약성 대응 : 수입 의존국은 다양한 공급원 확보와 국산 생산 강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 : G20, UN을 통한 식량 안보 국제 규범 정립과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합니다.
 

식량 위기 관리 없는 평화는 불가능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식량 안보의 취약성을 전 세계에 드러냈습니다.전쟁은 단순히 무기 사용의 차원을 넘어서, 국민의 생존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식량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전쟁이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전쟁 후의 평화가 단순한 정치적 안정이 아니라, 식량 안보 회복과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 구축이라는 점입니다.

국제사회가 진정으로 책임과 연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오늘의 전쟁은 아이들의 식탁을 계속해서 위협할 것입니다.